❌Trigger Warning❌해당 게시글에는 트리거를 유발할 수도 있는 (폭력, 살해, 살인 등) 요소가 있습니다. 대학교에서의 모든 과정이 끝나고 따분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컴퓨터 앞에 앉아 SNS나 하고 있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음의 출처를 향해 다가갔다. 원래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야 하는 아니...
출항 24일차, 더 이상 선내에서 비를 피하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세찬 비가 내렸다. 선원들은 모두 갑판을 세차게 두드리는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강우에 혼비백산했던 처음과 달리 많이 진정되어 지금은 비가 멈추기를 기도하기보다는 둥둥거리다못해 쿵쿵거리는 빗소리를 벗삼아 춤을 추기도 하였다. " 문제라도 있니, 요한. " " 아, 선장님. " 그의 이...
" 있지, 있지. 에펠탑에는 올라가봤어? " 내 질문에 아이는 푸른빛 눈에 당황 몇 스푼 섞어서 나를 응시하였다. 검은색, 어쩌면 갈색의 눈을 똘망똘망한 시선에 부담스러움을 느끼다가도,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실례일수도 있겠지만... " 프랑스에서 온 사람에게 하는 질문이라기엔... 실례인걸... " " 응? 아...... 미안. "...
평화로운 오후의 하늘 아래, 정처 없이 떠돌던 와중 저만치에서 내 쪽을 빤히 바라보는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삼색 털 고양이가 나를 비웃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 고양이의 뒤를 쫓았다. 고양이도 나를 본 것인지 폴짝 뛰어 건물의 난간에 앉았다. 그 고양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물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마치 자신이 신이라도 되는...
정처 없이 요코하마의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디선가 들려온 누군가의 고함, 분명히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였다. 안경을 쓴 얼굴이 연상되는 말투까지 더 생각할 바는 없었다. 나는 소리가 난 곳으로 다가가보았다. 크기를 최대한 줄이고(2cm까지 줄어들면 눈 속에 파묻힐 것이 분명했기에 장갑 안에 들어가 담장을 콩콩 뛰어서) 다가가 창문 안을 ...
10월 31일, 죽은자가 살아돌아온다는 날... 은 잘 모르겠고, 누군가에게는 대명절이다. 카나카 유키는 오늘 과자를 잔뜩 뜯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활기찬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보라색 눈을 반짝거리면서, 마치 실타래를 발견한 아기고양이마냥 들떠선 눈 앞의 붉은 머리의 사내 나카하라 츄야에게 칠 장난을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다. 붉은 색 잉크를 볼...
저녁노을은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허공을 사뿐사뿐 걷는 것처럼, 나는 마피아에서의 하루를 마감하고 길을 걷고 있었다. 5인의 간부중 한 명인 나카하라 츄야에서, 인간 나카하라 츄야로 돌아오는 시간. 천천히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사람들이 바닥에 붙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자동차들은 개미처럼 보였고, 그 누구도 하늘을 볼 여유따위 없는 것 같았다. 자택으로...
완전한 평화라고 말해두겠다. 요코하마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어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돌아왔다. 항쟁 이후 2년, 다시 말해 내가 포트마피아에 들어온지도 어언 1년이 지났다. 어릴 때 양친의 소개로 만났던 사카구치에게 일을 배워 매일같이 누군가에 대해 기록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피곤해졌다. 무엇보다 포트마피아에 있는 대부분의...
너와 함께했던 여섯 번의 가을, 그 여섯 번은 모두 기억에서 사라진지 오래이다. 지난 가을은, 오늘과 같은 설렘이 없었으니까. 너와의 일곱 번째 가을, 그러나 연인으로서는 첫 번째 가을. 휴가를 내고 걷는 거리에는 단풍잎이 하늘하늘 춤을 추면서 내려오고 있었다. 붉은 양산 위로 곱게 쌓인 단풍잎이, 지우산마저 뚫고 들어오는 햇빛의 이곳저곳에 점점이 그늘을 ...
지각이다. 달리 할 말은 없다. 시간을 봤기에 체육복을 입고 달린다. 교복을 입지 않은 것이 걸릴게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하지 않으면 학교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었다. 집에서 학교까지 도보로 15분, 달리면 9분 정도 걸린다. 5분을 단축하는 방법? 간단하다. 빠르게 달려가면, 시간이 단축된다. 내 자랑을 조금 해보자면 3년간 육상부에 몸담그던...
Day. 1 언제나와 같은 아침이었다. 아침 햇살이 눈을 때리고, 들려오는 배들의 고동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나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다가 지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시계를 보고선 부랴부랴 화장실로 들어갔다. 양치는 깨끗하게 해야겠지. 오늘은 평소보다 열심히 공부할 거야. 라는 말을 일상적인 일과 함께 내뱉는 일상. 모든 것은 순조로웠다. 지금 시간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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