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한 필멸자들아. 어리석은 존재들아. 시간이 흘러도 발전하지 않는 짐승들아. 너희가 선택한 너희의 올바름이 너희들을 파멸로, 죽음으로, 빛이라곤 한 줄기도 없는 어둠으로 스스로가 찬 목줄을 자신의 손으로 당길 것이다. 눈을 떴을 때, 어찌나 오랫동안 의식이 흐려져있던 것인지 각막에 먼지라도 낀 듯 세상이 흐릿하게 보였다. 천천히 눈을 깜박였다. 시야에 들...
어느 날과 같은 퇴근길이었다. 해는 서산 너머로 고개를 기 울이고 있었고, 시간이 시간인지라 조금은 서늘한 느낌마저 들었다. 나는 피곤에 절은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서 나왔다. 어제도, 오늘도, 심지어 내일도 출구를 찾아 개찰구를 빠져나 오고, 이어 301번 버스로 12분, 도보로 약 7분을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다니는 것을 반복할 것이다. 반복적인 ...
그들은 피곤에 절은 몸을 이끌고 자리에 앉았다. 연구실, 단 둘만의 자리. 양쪽 끝에 놓인 책상의 의자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다가, 백발의 쿠키가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 그를 가만히 바라보던 흑발의 쿠키는, 입꼬리 살짝 올려 부드러이 마주 웃어보였다. 싱그러운, 부드러운, 여유로운. 어떤 미사여구를 붙이는 것이 좋을까, 연구를 마치고 작성한 논문을 지도교수에...
" 이제 더이상 가르칠 것이 없구나. " L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스승의 말에 그는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스승의 부름에 긴장을 한 움큼 집어먹고있던 그의 예상과는 조금의 유사점도 존재하지 않는 그 말에, 스승을 적잖이 당황시킬만큼 얼빠진 표정을 - 그가 스승의 아래에서 보인 적 없는 그 표정을 지어보였다.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아직.....
천민임에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 말을 하는 저도 이를 믿을 수 없습니다. 신분에 얽매이는 사랑을 사랑이 이뤄질 수 있는가. 바닥의 개미가 하늘로의 비상을 감히 꿈꾸어도 되는 것인가. 어린 시절 생각하고 의심하던 것이지만 살아온 행적을 다시금 돌아보니 심각하게 고민할 건은 아니었습니다. 허나 저는 이 사실을 너무...
다자이 오사무, 그게 내 이름이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미ㅡ쨩이라는 탐정사의 고양이가 현생에 지루함을 토로하던 내게 붙인 별명일 뿐이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높다란 건물의 그늘 아래 놓여있는 상자 속에서 살고 있다. 내가 있는 곳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은 많이 없다. 일개 조직원인 듯한 붉은 머리의 사내와 검은 옷을 입은 사내 두 명에서 세명 정도...
" 야, 이허린! 이 쪽이야!! " 성탄절을 기념하고 아직 치우지 않은 조명이 늘어진 거리를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그를 지나쳐가버린 그녀가 외쳤다. 자신을 지나쳐간 그녀를 찾기 위해 고개를 돌리다가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린 그는 얼굴에 화색을 띄우고서 그녀의 곁으로 걸어갔다. 깃털 장난감에 반응하는 고양이같아. 그녀의 손목을 붙잡은 그가 작게 속삭이...
해가 진 후의 거리는 볼만했다. 빗소리는 나름의 비트가 되어주었다.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에 발을 내딛을 때마다 들리는 찰박 소리가 어우러져 내 흥을 돋우었다. 거리의 네온사인이 내가 가는 길의 바닥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였다. 그랬기에 괜히 내가 춤을 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기분이 좋아, 어쩌면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라 기분이 좋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
편하다. 놀랍도록 편하다. 이렇게까지 편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배 위의 상황은 편안하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지만... 편하다. 수평선에 걸린 태양이 붉게 물들인 하늘을 올려다보며 심심하고 지루해 잠이 오게 만들 것만 같은 바다 위를 항해한다. 그저 유유히, 유유히... 꿈꾸던 삶이다. 그럼에도 재미가 없다. 분명 처음 항해를 시작할 때에는 즐거울...
지그, 지그, 지그, 죽음의 무도가 시작된다.발꿈치로 무덤을 박차고 나온 죽음은,한밤중에 춤을 추기 시작한다.지그, 지그, 재그, 바이올린 선율을 따라. <죽음의 무도> by. 카미유 생상 예로부터 그 마을은 저주받은 마을이라 불리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기괴한 음악이 들려오는 것, 단지 그 뿐인 이유로 마을 밖의 사람은...
" 당신을.. 좋아해도 될까요.. " 나는 그의 앞에서 무심코 말했다. 너는 말없이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역시 당황했으려나, 응. 역시 나 같은 건... 살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낀 것은 연애가 아닐까 싶다. A가 B에게 느끼는 감정을 밀고 강요하면 금방이라도 균형을 잃어버린다. 약간의 호감도 사라지고 말겠지. 그렇다고 숨기고 있자면 양팔 저울에 물체 반...
❌역사적 사실, 인물, 사건과는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쓰러지듯 넘어가 헛된 희망 가슴에 품고 헛된 기대를 맹신했으니 믿은 게 잘못이라는 그 말만은 말아주오 무진년 가윗날은 즐거워야했다. 정 3품 승지 김 종직의 첩의 아들로 내가 태어난 것이 명절의 분위기를 망치고 말았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잘못 태어났다. 비극, 비극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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